기수법은 중학교때 처음 등장하는 개념으로, 주어진 수를 몇 개의 정수를 써서 나타낼 것인가에 관한 법칙입니다. 우리가 평소에 쓰는 기수법은 10진법으로, 이는 10개의 정수(0, 1, 2, 3, 4, 5, 6, 7, 8, 9 ; 0부터 시작하는 것에 주의)를 써서 모든 수를 표현하되, 각 자리의 숫자의 크기가 10의 거듭제곱의 꼴이 되게끔 약속한 것입니다. 10진법에 관한 몇 가지 예를 통해 이를 이해해보겠습니다.
위에서 보다시피, 10진법에서의 각 자리의 수는 그 크기가 10의 거듭제곱이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즉, 일의 자리의 크기는 10^0=1이고, 십의 자리, 백의 자리의 크기는 각각 10^1=10, 10^2=100 ... 이 됩니다. 한편, 소수점 이하의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 ...자리의 수는 각각 0.1, 0.01, 0.001, ... 로서 이들을 10의 거듭제곱의 꼴로 표현하면 10^{-1}, 10^{-2}, 10^{-3}, ... 이 됩니다.
위 내용을 n진법에 관한 내용으로 일반화시켜봅시다. n진법이란, (0부터 n-1까지의) n개의 정수를 써서 모든 수를 표현하는 기수법으로서, 상용되고 있는 10진법과 비교하기 위해 숫자 뒤에 괄호로 (n)을 붙여 표기합니다. 이렇게 나타낸 n진법의 각 자리의 수는 n의 거듭제곱의 크기를 가지는데, 첫째 자리(n^0=1)를 기준으로 각각 n^1, n^2, 혹은 소수점 이하의 자리수의 크기는 n^{-1}, n^{-2}, ...로 나타납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위 예는 n진법으로 나타낸 숫자를 10진법으로 변환하는 것을 보여주는 예로, 두 식의 우변에 나타난 수(39와 92/7)들은 10진법으로 표현된 것들입니다. 이처럼 일반적으로 10진법은 따로 숫자 뒤에 (10)으로 표현하지 않습니다.
10진법으로 표현된 수를 n진법으로 변환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아래 절차)
i) 주어진 10진법의 수를 n으로 나눔.
ii) 몫과 나머지를 기록.
iii) 몫을 다시 n으로 나눔.
iv) 몫과 나머지를 기록.
v) 몫을 다시 n으로 나눔.
vi) 몫과 나머지를 기록.
vii) 몫이 n 이하가 될 때까지 위 과정 반복.
viii) 마지막에 남은 몫과 나머지를 역으로 나열한 후 숫자 뒤에 (n)을 붙여 n진법임을 명시.
위에서 예로 든 39라는 10진법의 수를 4진법으로 나타내보겠습니다. 결과는 213(4)가 나와야겠죠.
그림처럼, 39라는 10진법의 수를 4진법의 4로 계속해서 나눠주면서 몫과 나머지를 기록합니다. 더 이상 4로 나눠지지 않으면 (몫이 4 이하가 될 때, 그림에선 2입니다.) 마지막 몫을 기점으로 거꾸로 나머지 숫자들을 나열한 뒤 괄호로 (4)를 붙여주면 그게 크기가 39인 4진법 수가 되는 것입니다. 213(4)로 얻어진 답이 예상과 일치하다는 것을 확인하세요.
한편, 10진법 이상의 기수법도 존재합니다. 즉 10진법에서의 가장 큰 숫자는 9 인데 이보다 더 큰 10, 11, 12, ...의 크기를 가지는 숫자를 도입해서 수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그 숫자들을 그대로 10, 11, 12, ...로 쓰면 앞의 0, 1, 2, ...등과 구분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을 대문자 A, B, C, ...로 대체해서 나타냅니다. 컴퓨터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는 16진법을 통해 이를 설명하겠습니다.
16진법에서 사용되는 숫자는 총 16개로 이들을 나열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0, 1, 2, 3, 4, 5, 6, 7, 8, 9, A, B, C, D, E, F
이 16개의 숫자를 가지고 몇 가지 조합을 만들어보면,
사용된 숫자의 크기와 자릿수의 의미를 생각하면 어렵지 않게 기수법에 관한 문제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기수법의 핵심 내용 - 각 자리의 크기가 n의 거듭제곱 - 을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 주의점
n진법은 0부터 n-1까지의 정수를 써서 숫자를 표현하기 때문에, n이라는 숫자는 n진법에 등장하지 않습니다. 즉, 예를 들어 3진법은 오직 세 개의 정수 - 0, 1, 2 - 만을 통해 숫자를 작성하기 때문에, 102(3) 이라는 숫자는 존재해도 32(3) 이라는 숫자는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위 내용을 토대로 기수법을 로그와 연관시켜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에 앞서 상용로그의 개념에 대해 간단히 짚고 넘어갑시다.
상용로그란 밑을 10으로 하는 로그로, 용법이 널리 쓰이기 때문에 '상용'로그로 이름지어졌습니다. 10진법으로 표현된 어떤 수에 상용로그를 씌우면 정수부분(지표)과 소수부분(가수)으로 나뉘는데, 특히 지표는 '자릿수'의 의미를, 가수는 '숫자 배열'의 의미를 지닙니다.
예를들어, 임의의 세자리수에 상용로그를 씌우면 모두 지표가 2가 되게끔 나옵니다.
그 이유는 (임의의 10진법) 세자리 수 X는 다음 부등식을 만족시키기 때문인데요.
위 부등식에 밑이 10인 로그를 씌워주면,
따라서 임의의 세자리 수의 상용로그값의 지표는 2가 되는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임의의 p자리 수의 상용로그값의 지표는 p-1 이라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이제 위 내용을 2진법에 적용해보고, 그로부터 일반적인 n진법으로 내용을 확장시켜보겠습니다. 10진법에서 했던 것과 비슷하게, 2진법의 세 자리 숫자들에 밑이 2인 로그를 씌워보겠습니다. 먼저, 소수점 이하를 제외한 2진법의 세자리 수를 모아보면, 아래와 같이 가장 작은 수 100(2) 부터 가장 큰 수 111(2) 까지 나열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 나오는 수인 1000(2) 는 2진법으로 된 네 자리 수이므로 제외합니다.
이제 여기에다가 밑이 2인 로그를 씌워봅시다.
공교롭게도 이들의 정수부분이 2로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 네자리 숫자 1000(2)에 같은 연산을 행하면 아래와 같이 정수부분이 정확히 3이 나옵니다.
이처럼 임의의 2진법 세자리 수 X에 밑이 2인 로그를 씌우면, 그 결과값의 정수부분은 2로 나옵니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은데, 10진법, 상용로그(밑이 10인 로그)에서의 논리와 유사함을 확인해보세요.
이로부터 임의의 2진법 p자리 수에 밑이 2인 로그를 씌우면, 그 결과값의 정수부분은 p-1로 나옴을 알 수 있습니다. 위 내용들을 일반적인 n진법, p자리 수에 적용시키면 다음 결론이 나옵니다.
「임의의 n진법, p자리 숫자에 밑이 n인 로그를 씌운 결과값의 정수부분은 p-1 이다. 」
소개한 모든 내용을 표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기수법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중학교때 잠깐 소개되는 진법의 개념은, 이후 줄곧 10진법만 사용하다보면 적용하는 법을 잊기 쉽습니다. 그러나 기수법의 핵심 개념 - 자리수의 크기가 n의 거듭제곱 - 만 제대로 기억하고 있다면 소개한 모든 수식들을 재생해서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고교 과정에서 기수법이 나온다면 로그와 관련해서 출제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활용법을 익혀놓으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소개한 모든 내용들은 마지막에 첨부한 표로 간결히 정리 할 수 있었습니다. 표를 단순히 암기하기보단 어떻게 해서 위 표가 얻어졌는지 그 과정을 차근차근 학습하는 걸 권장합니다.
제 글이 많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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