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열은 고등학교 수학1의 여러가지 수열이라는 단원에 잠깐 소개되는 내용으로,
수열에 관한 전반적인 이해와 기본 지식이 없으면 다루기가 까다로운 파트입니다.
즉, 한마디로 군수열은 수열의 응용의 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군수열이라는 문제를 푸는 일반적인 해법은 없습니다.
교과서나 참고서에서도 특정 군수열 문제를 풀이하는 수준에서 그칠뿐 이를 다루는 원리나 방법론은 부재하거나 중구난방인 경우가 허다한데요.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군수열에 관한 접근법을 나름대로 정리해보고, 이를 기준으로 문제에 적용해보겠습니다.
제 글이 어떤 표준이나 지침이 될 수는 없겠습니다만, 하나의 기준으로 삼고 문제를 바라보는 가이드라인 수준의 역할은 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하지만 군수열 다룸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수열에 관한 전반적인 이해입니다.
수열 마지막 단원에서 그 응용의 끝을 보이는 군수열인 만큼 앞부분의 내용-등차,등비수열, 수열의 합, 시그마, 계차수열 등-에 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만 이를 잘 다룰 수 있습니다.
군수열을 푸는 방법론을 아래 다섯가지 절차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군 나누기
수열이 등차, 등비, 조화, 계차 중 어떠한 수열도 아닌 경우, 또는 항 하나하나만을 봤을 때 규칙이 쉽게 보이지 않는 경우 군수열을 의심해봅니다. 그런 다음 수열의 형태를 보고 항들을 적절하게 묶어 군으로 나눠서 규칙을 찾아봅니다. 이 과정은 문제에는 명시되지 않았던 군수열을 '발생'시킴으로써 수열의 구조를 파악하는 군수열 풀이의 첫번째 과정입니다.
군을 나누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일반적으로 항들을 「1개/2개/3개/ ....」 로 묶거나 「1개/2개/4개/8개/....」, 혹은 「1개/3개/5개/7개/...」로 묶습니다. 여러 방식으로 군을 나눠보며 어떻게 규칙을 찾는지가 중요합니다.
(2) n군의 원소의 개수 파악하기
다음으로 나눠진 각 군에 들어있는 원소의 개수를 일반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나눈 군들을 각각 1군, 2군, 3군, ...으로 명명한다면, 1군에 들어있는 원소의 개수, 2군에 들어있는 원소의 개수, 3군에 들어있는 원소의 개수들을 파악해서 이로부터 일반적인 n군에 들어있는 원소의 개수를 n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작업을 하는 이유는 원하는 항이 몇 군의 몇 번째 항에 속하는 지를 알기위해서입니다. (아래 설명)
(3) 원하는 항이 몇 군의 몇 번째 항에 속하는 지 파악하기
우리가 임의로 발생시킨 군수열과 문제에서 주어진 원래의 수열은 엄연히 다른 수열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1군, 2군, ... '으로 나눠놓은 수열을 원래의 수열과 연결시키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문제에서는 100번째 항을 구하라고 했는데, 이를 군수열의 몇 군 몇 항에 해당하는 지 연관시키지 못한다면 원래의 수열을 군수열화 시킨 의미가 없습니다. 따라서 군수열에서는 군을 나누는 데에만 그쳐선 안 되고, 반드시 원래의 수열과 연결시켜가며 생각해야 합니다.
(4) n군의 첫째항 파악하기
원하는 항이 몇 군 몇 항에 속하는 지 알아냈다면, 다음으로 각 군의 첫째 항을 구해봅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각 군의 첫째항이 문제 풀이의 실마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원하는 항이 20군에 속한다면, (수열을 처음부터 세어나가는 게 아니라) 20군의 첫째항을 구한 뒤 그로부터 답을 추론해 내면 연산의 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군수열에서는 각 군의 첫째항이 일정한 수열을 이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는 각 군의 첫째항들만 뽑아 나열해 본 뒤, 수열을 이루면 그들의 일반항, 즉 n군의 첫번째 항이 어떻게 표현되는 지를 파악합니다.
(5) n군 내에서 원소들이 이루는 수열 파악하기
끝으로 n군 내에서 원소들이 어떤 수열을 이루는 지를 파악합니다. 즉 앞에서 원하는 항이 몇 군 몇 번째 항에 속하는 지와 n군의 첫번째 항이 얼마인 지 알아냈다면, 이제는 n군 내에서 수열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만 파악하면 쉽게 답에 이를 수 있습니다.
소개한 일련의 과정들을 예를 통해 적용해 봅시다.
(예제1) 다음과 같이 진행되는 수열의 100번째 항을 구하시오.
(풀이)
과정(1). 군 나누기
주어진 수열은 등차수열도, 등비수열도, 그렇다고 계차수열도 아닙니다. 따라서 적절히 군을 나눠 규칙을 발생시킵니다. 수열을 보니 다음과같이 군을 나누는 게 합리적일 것 같습니다.
과정(2). n군의 원소의 개수 파악하기
위처럼 군수열을 발생시킨 결과 1군의 원소의 개수는 한 개, 2군은 두 개, 3군은 세 개, ... 가 되어 일반적인 n군의 원소의 개수는 n개가 됩니다.
과정(3). 원하는 항이 몇 군의 몇 번째 항에 속하는 지 파악하기
문제에서 요구하는 100번째 항은 몇 군 몇 번째 항에 속할까요?
이에 앞서 쉬운 예를 들어봅시다. 문제에서 일곱번째 항(1/4)은 제 4군의 첫 번째 항이 됩니다. 원래의 수열에서 일곱번째라는 말은 1군(원소 개수 1개), 2군(원소 개수 2개), 3군(원소 개수 3개)을 지난 뒤, 즉 여섯개의 항을 거친 뒤(1+2+3=6) 비로소 등장하는 항이라는 말입니다. 즉 과정(2)에서 살펴봤듯이 우리가 n군의 원소의 개수가 n이 되도록 군을 나눴기 때문에, 일곱번째의 항을 찾을 때에는 1군의 원소의 개수부터 2군, 3군의 원소의 개수를 차례로 더함으로써 그 항이 몇 군에 들어있는 지를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위 논리대로 100번째 항이 몇 군 몇 항에 속하는 지 찾아낼 수 있습니다. 즉, 100번째 항까지 거쳐야 되는 군과 그들의 원소의 개수를 파악해 보면,
1군에서 1개 (누적 개수 1개)
2군에서 2개 (누적 개수 3개)
3군에서 3개 (누적 개수 6개)
4군에서 4개 (누적 개수 10개)
5군에서 5개 (누적 개수 15개)
6군에서 6개 (누적 개수 21개)
7군에서 7개 (누적 개수 28개)
8군에서 8개 (누적 개수 36개)
9군에서 9개 (누적 개수 45개)
10군에서 10개 (누적 개수 55개)
11군에서 11개 (누적 개수 66개)
12군에서 12개 (누적 개수 78개)
13군에서 13개 (누적 개수 91개)
입니다. 위의 의미는 91번째 항이 13군의 마지막번째 항이라는 것입니다. 반면, 다음 14군까지의 원소의 개수는 91+14=105개 이므로 100을 넘기 때문에, 100번째 항은 바로 14군 어딘가에 위치한다는 것을 유추해낼 수 있습니다. 수열의 합 시그마를 배운 학생이라면 위 연산을 좀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위 공식을 이용하여 우변이 100과 최대한 가깝게 되도록 자연수 n을 구하면, 그 n이 100번째 항이 나오기 전까지 거쳐야하는 총 군의 개수가 될 것입니다. n=13을 대입하면,
다시 돌아와서, 원래의 수열의 91번째 항이 13군의 13번째 항이 되므로 14군의 첫번째 항은 원래의 수열에서 보면 92번째 항이 됩니다. 따라서 우리가 원하는 100번째 항은 14군의 아홉번 째 항입니다.
과정(4). n군의 첫째항 파악하기
다음으로 각 군의 첫번째 항만 모아와봅시다.
공교롭게도 각 군의 첫번째 항은 자연수의 역수가 되는군요. 이로부터 n군의 첫번째 항은 1/n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정(5). n군 내에서 원소들이 이루는 수열 파악하기
n군을 잘 살펴보면, 분수로 이뤄진 항들에서 그들의 분모와 분자의 합이 일정한 수를 이룬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를 확인해보면,
1군의 분모와 분자의 합은 2.
2군의 분모와 분자의 합은 3.
3군의 분모와 분자의 합은 4.
...
n군의 분모와 분자의 합은 n+1.
즉 우리가 나눠놓은 군수열에서 각 항들은 분모 분자의 합이 n+1이 되는 분수들의 형태를 모아놓은 것들입니다. 군 내부에서 그들은 첫째항 1/n부터 시작하여 분자는 점차 1씩 증가하고, 분모는 점차 1씩 감소하여 종국에는 n/1 으로 끝나는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로부터 다음과 같이 최종 답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과정(3)에서 원하는 항(100항)이 군수열에서 14군 9번째 항이란 걸 알았고, 과정(4)에서 14군의 첫번째 항이 1/14 인 걸 알았으며, 과정(5)에선 제14군에 속한 항들의 분모, 분자의 합이 15라는 걸 알았습니다. 따라서 14군의 9번째 항은 분자가 9, 분모가 6인 9/6(답)이 될 것입니다.
풀이 완료//
*첨언
군수열에서 수열의 합을 구하는 문제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이 때에는 위의 다섯 과정에 더해, 추가적으로 「과정(6). n군에 포함된 원소들의 합 구하기」 를 해야합니다. 예를들어 100항까지의 합을 구하라고 한다면 먼저 1군의 원소의 합, 2군의 원소의 합, 3군의 원소의 합,...을 따로 구한 뒤 (n군의 원소의 합을 n으로 일반화시켜야겠죠.) 100항 직전까지의 군(위 문제에선 13군)의 원소의 합을 구하고, 나머지 항들을 따로 계산하면 됩니다. 본문에서 소개한 논리처럼 따라가시면 됩니다. 이에 관한 적용이 궁금한 학생은 다음 예제를 참고하세요.
(예제 2) 다음 수열의 93번째 항까지의 합을 구하시오.
(풀이는 따로 올리지 않겠습니다.)
지금까지 군수열의 풀이법에 관한 전반적인 절차와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이를 적용해보았습니다.
모든 학생이 제가 제시한 프로토콜대로 따를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군수열을 다루는 데 있어서 생소함을 느끼거나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이라면 차근차근 따라해보며 풀이의 방법론을 익히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연관된 개념의 이해입니다.
단순히 풀이를 따라하는 것은 인간보다 기계나 컴퓨터가 더 잘 합니다.
따라서 개념을 학습하고 사고해나가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내용을 '이해'하고 '적용'할 줄 알아야겠죠.
모쪼록 제 글이 많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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